장르는 여름밤 - Day 4

새벽에 일어나고, 틈틈이 러닝을 하고, 돈을 벌기 위해 일하고, 절약하며 부지런히 움직인다. 좋아하는 것을 지키기란 마음만으론 부족하다는 걸 나이 들수록 새삼 느끼고 있다.
움직이는 이유는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고 싶어서요.
오래 하고 싶다는 건, 소중하고 흘러가는 시간이 계속 지속됐으면.. 결국 지키고 싶다는 이야기.
그래서 세상에 많은 것들을 겪어서 채우고
불편한 것들을 하면서 좋은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서 습관을 만들고.
좋아해. 마음만으로 다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쉽지 않다
소중한 게 많다는 건 부자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소중히 다뤄야 할 게 많다는 의미다. 하지만 물리적 시간과 노력은 유한하기에 그 많은 걸 모두 챙길 수 없어서 줄인 것이다.
한때는 다 챙기고 싶었다. 서울의 직장도 고향의 친구들도. 부산의 전 직장 사람들도
그러다 보니 내 체력은 없어졌다.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고 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체력의 한계로 기억 남는 게 없었다.
오히려 오해가 쌓여가고 서로에게 섭섭함만 남았다.
일도 취미도 그렇다. 팔방미인이 되고 싶어서
많은 역량 향상을 꿈꿨고 지쳐버렸다. 흥미도 잃었다.
그리곤 자연스럽게 욕심 넘치게 두 손 꽉 쥐고 있었던 사탕을 내려놨다.
먹고 싶은 만큼만 집었고 먹었다. 생각보다 미련도 안 남고
사탕의 달달함 맛있는 기억만 남았다!
정말 하고 싶은 거에 쓸 체력을 남겨두자.
다른 건 체력 있을 때 하면 되니까. 오늘만 있지 않아.
오늘을 최선을 다해 사랑하되 넘치는 사랑은 조금 넣어두자
혼자 있는 시간. 내가 투명함을 잃지 않게 해 주는 시간이다. 끊임없이 누군가의 영향을 받는 터라 투명함을 지키는 건 쉽지 않다.
투명함이라고 표현한 게 좋다. 이 에세이는 색상이 많이 떠오른다.
어둡지도 않고 투명한 색
색이 강한 누군가와 있으면 조금씩 물들고
다시 벗어나면 되찾고.
나의 색을 찾는 건 어렵고 영향받긴 쉽고
투명색 표현이 좋다.
예술가의 삶을 막 시작한 사람들은 대부분 지나치게 들뜨거나 낙담한다. 기분도 오르락내리락이 심하다. 하지만 그 시기를 꿋꿋하게 넘어선 사람들은 안정감이 느껴진다. 또한 순수하다. 예술을 시작한 계기를 묻는 질문에 다들 똑같이 두 눈을 반짝였다.
돈을 버는 일보다 나는 예술을 하고 싶음에 가깝다
건조한 곳에 활활 타는,
냉철한 심장과 차가운 머리를 가져야 하는데
온 마음을 다해 거부한다 사실 갖고 싶지 않아
딱 따뜻할 정도로. 그 정도만 온도를 내리고 싶다.
안정감이 있어서 주변에 영향 가지 않을 정도만.
그리고 언제든 여전히 활활 불타오를 수 있게.
이런 사람도 잘할 수 있어요를 보여주고 싶은 걸까?
어쩌면 품위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는 게 아니라 불평 없이 스스로 다시 일어서려는 힘과 의지가 아닐까?
나의 실수와 잘못을 감추려고 하면 더 추해지는 것 같다.
감추려고 버티다가 나중에는 스스로 포기하고 도망가면
그 빈자리가 참 추한 것 같다.
자리를 지키고 있을 때 혼자 간직하지 않고 나눠야겠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니까.
실수와 잘못은 빨리 인정하고 사과하고 스스로 고치든 주변에 도움을 받든.
숨기려고 변명하고 애쓰지 말아야겠다
나는 그냥 내가 만들 수 있는 걸 만드는 사람이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그뿐이다. 내게 음악은 내가 창조할 수 있는 유일한 세계니까. 내 음악은 그때그때의 나를 닮았으면 좋겠다. 나를 잃고 싶지 않다.
내가 하는 일이 창작 영역이라는 걸 알겠다. 나도 신기술, 최적화 됐고 그냥 내가 만들 수 있는 도구 가지고 만들어 보는 거다.
다른 걸 만들고 싶으면, 더 배우고.
작년의 내가 만든 거랑 올해 만든 거랑 차이점을 발견하는 것도 재밌다.
그때의 관심사가 보이니까.
코드에서 성격이 보인다. 나는 개발자 스타일이란 말이 좋다.
스타일을 여러 번 바꿔보는데 그래도 고집부리는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을 모아보면 그냥 나다. 이름을 적어둔 것 같다.